03 Space/Text 썸네일형 리스트형 건축단상_우리도시건축이야기 The Fragmentary Thought of Our Urban Built Environment 들어가면서 설계사무소를 내고 만 5년이 지났다. 여기에 모인 글은 일관성 있게 하나로 전개한 것들이 아니다. 작업과 삶 속에서 여러 다양한 상황과 돌발적 사건을 겪으면서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평소에 적어 두곤 하였다. 그러한 단편들 중에서, ‘우리의 도시와 건축’에 관련된 것들을 모아 보았다. 020821 자전거 뺏기 흔히 달동네가 아름답다거나 소중하다는 관점을 묵살해 버리는데 잘 사용되는 질문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달동네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라. 여기에서 살래, 아니면 아파트에서 살래? 그러면 십중팔구는 아파트가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그러므로 달동네를 칭송하는 그러한 것들은 모두 감.. 더보기 건축단상_정책의 조직 Organizing Policy 어느덧 3회분으로 약속한 건축단상의 마지막 꼭지에 다다랐다. 단상이라는 말의 뉘앙스대로라면 각각의 글들에 일관된 주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첫 번째 글을 쓸 때부터 세 개의 글들 각각의 주제와 순서를 염두에 둔 터라 적어도 대강의 주제에 관해서 만큼은 큰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글의 중간중간 건축가 벤 반 버클 Ben van Berkel의 저서 「무브MOVE」에서 몇몇 구절을 인용해가며 복선을 깔아놓아서, 아마 눈치 빠른 독자라면 각각, 상상력imagination과 기법techniques을 다룬 지난 두 차례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이번 이야기가 다름아닌 효과 effects에 관한 것이 되리라 예측했을지도 모르겠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무브」는 ‘상상.. 더보기 건축단상_현실을 현시하기 Presenting Reality 얼마 전에 진중권 씨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휴머니스트, 2005」이란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슴에 깊게 다가오는 글을 접할 수 있었다. 유쾌한 미학자라는 이 사람은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라고 칭한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다음과 같이 적어두었다. “디자인은 상상을 현실로 실현하는 그림이다. 그것은 다시 한 번 이미 있는 것을 반복하는 재현 (representation)이 아니라,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현실을 처음으로 있게 하는 현시 (presentation)다. 빌렘 플루서에 따르면 과거의 인간은 대상 object을 보고 그것을 머릿속의 표상, 책 속의 텍스트, 혹은 캔버스 위의 형상으로 재현하는 주체였다. 하지만 미래의 인간은 자신의 꿈을 앞으로 던져서 실현하는 .. 더보기 건축단상_상상력의 계획 Planning Imagination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움직이는 동력은 상상력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놀라운 조형이나 메시지를 훌륭한 상상력의 표본으로 거론하며 그 새로움에 많은 관심과 연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괴한 이미지, 신기한 트릭, 새로운 방법론, 놀라운 해석 등등……. 물론 이런 새로운 물결에 딴지를 걸고픈 생각은 없다. 분명 상상력은 21세기를 끌어나갈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며 변화의 엔진이기 때문이다. 단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상상력이라는 엔진을 돌리는 치밀한 논리와 체계적인 방법론이 상상의 이미지 뒤에 가려 어지간한 노력 없이는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989년, 프랑스혁명 200주년을 기념해서 파리의 세느 강을 붉게 물들인 오십만 .. 더보기 건축단상_드로잉과 건축 Drawing and Architecture 드로잉drawing의 역사는 건축의 발전과 그 역사를 같이한다. 이집트의 벽화에서, 그리스의 부조에서도 드로잉의 흔적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건축가에게 드로잉은 오래된 우리만의 언어라고 해도 과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우선 드로잉의 정의를 하자면, 드로잉은 스케치sketch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건축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드로잉과 스케치를 혼용해서 쓰는 경우를 볼 수 있지만, 건축가에게 드로잉은 건축적 언어이며 약속이다. 14세기 이태리, 프랭크린 토커Franklin Toker의 산세도니Sansedoni 입면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드로잉과 비교하면 물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스케치와 드로잉의 경계를 보여주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스케일.. 더보기 건축단상_건축의 도덕성 Moral of Architecture 우리 건축가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경제적인 성공을 위해서? 사회에 널리 알려진 유명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 아니면 단지 건축을 사랑해서? 건축에 몸담고 있는 몇 사람이 모이면 항상 거론되는 화두이고 풀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건축과 인연을 맺은 많은 사람들 중에 건축의 도덕성을 깊이 고민해본 적은 있는가? 대학시절 은사님께서 강조하시던 바른 건축, 바른 건축가는 무엇일까? 루이스 칸 Louis Kahn이 강조했던 정직한 건축 honesty architecture은 도덕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건축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도덕성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던 그의 건축인생은 분명히 교훈적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건축.. 더보기 건축단상_현재 Current 나의 현재 2000년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는 지점에서 나는 오랜 뉴욕생활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2005년 현재까지 서울에 머무르고 있다. 1985년에 한국을 떠나 16년만의 귀환이었다. 기대와 두려움 속에 서울로 돌아와 정림건축에서 한국의 건축을 배우고 느끼게 되었고, 2003년 사회로 나와 지금까지 쉽지 않게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많은 일에 포함되어 나를 표현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는, 언제부터인지 나그네처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세상의 아웃사이더가 되어있는 나를 발견한다. 표류하고 있는 나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일정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한국을 떠나게 될 것이다. 물리적인 ‘장소’의 변화이겠지만 나에게 ‘.. 더보기 건축단상_기념비와 상징성 Monumentalism & Presence 건축은 역사이래로 고대 오벨리스크나 피라밋으로부터 70년대 브뤼탈리즘 등을 망라하여 건축으로서의 상징성과 함께 권력자의 권위, 또는 종교의 위대함, 혹은 부의 상징으로 의미되었다. 또한 때로는 건축 외적인 장르로서 미학의 의미로 상징되는 왜곡의 역사였다. 의미되는 것과 기념비아전인수라는 말은 그 본말의 의미가 왜곡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건축에서의 교육, 문화, 행정, 사회 등을 포함한 포괄적 의미를 총 망라해서 건축문화를 지켜보노라면 어쩌면 그렇게 딱 어울리는 표현일까 하는 조소를 금할 길 없다. 인류의 역사이래로 사람은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러한 능력은 수많은 기념비적 조형물을 이 땅에 남긴다. 그러한 행위 때문에 사람.. 더보기 건축단상_ 건축을 디자인이라 부르는 교육 Architecture and Design 몇 일전 또 한 번의 학생 졸업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어 저녁에 동료 선생님들과 술 한 잔으로 달랬다. 저녁 내내 이대로 가서는 이 나라 건축은 안 된다는 대화를 시작으로 현상공모는 이래서 안 되고, 건축교육은 이래서 안 되며, 건축제도나 법규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로 술잔을 가득 채우고 또 채웠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더욱이 많은 등록금을 내고도 저렇게 준비 안 된 상태로 졸업해서 떠나는 우리 학생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푸념으로 오랜만에 사무실 문을 잠그고 식구들과 해운대로 출발하였다. 오래간만에 어릴 때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보기 싫은 해변가의 빌딩들을 피해 비치호텔 근처의 동백섬으로 발길을 돌렸다. 헌데 여기.. 더보기 건축단상_ 건축과 조화 Harmonisation 건축에 있어서 ‘조화Harmonisation’라고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또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도시와 전원을 둘러보면서 이해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혹은 그 주체자 중 하나인 건축가들이 무엇을 이해하고 있는지 혹은 우리가 빠뜨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 많은 내용을 제한된 지면을 통해 다 말할 수 없어 먼저 그 대상을 자연, 도시, 사람 그리고 건축 정도로 요약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건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해본다. 굳이 앙리 시리아니Henri Ciriani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건축에 있어 그 공공성을 강조함은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건축은 의도된 것이고 이러한 생각과 더불어 아이디어가 있는 의도를 우리는 건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